우선은 2025년에 이러한 괴작을 접할 수 있기에 감사한 마음이다.

 

대니 보일의 영화 [28년 후]는 괴작 영화들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연출을 계승한다. 정말 신기한 일인데, 90년대 괴작들의 명맥을 대니 보일이 알 수 없는 어떤 경로로 이은 게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긴장감을 유발하는 몇몇 연출은 그나마 돋보인다. 사실 이 영화를 괴작으로 인정하기가 약간 애매한데, 영화 역사에서 보였던 괴작들의 정신적 허탈감과 황당함이 비교적 약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괴작이 아니라고는 말할 수가 없는데, 그 이유는 괴작적인 연출이 확실한 증거처럼 영화 곳곳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영화 [28년 후]는 자신이 괴작인 것을 모르고 있는 괴작인 것이다.

 

랄프 파인즈는 

어째서 이 영화에 나왔을까. 

랄프 파인즈가 등장하는 장면임에도 영화의 

괴작적인 분위기는 바뀌지 않는다.

위대한 배우 랄프 파인즈도 괴작에는 어쩔 수가 없다.

 

현재의 영국 하층 계급이 처한 상황을 영화 속 소년 가족에 대입시키려는 의도는 뻔히 드러나서 알 수 있지만, 현실과 허구를 이어주는 시퀸스는 애초에 시나리오에 없었다고 예상한다. 그 공백을 괴작적인 연출이 메우는 것이다.

 

대니 보일, [28년 후] 2025, 괴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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