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삼관2015.06.06 08:14
내가 양반이 되어 처음으로 하려던 것은 바로 헛제삿밥을 시식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오래전 꾸었던 몽상과 같았다
자연산 민물 매운탕은 옆집 개똥이와 뒷산 개울가에서 지겹도록 먹었지만, 다시 보니 정겹다.
경당종택 종갓집 음식은 아픈 기억이 있는 음식이다. 둘째 도련님은 매일 나만 보면 매질을 하였는데, 어느 초여름 달 밝은 날 둘째 도련님은 그날따라 매우 과하게 매질을 하시었다. 그리고선 땀을 뻘뻘 흘리며 먹다 남은 편육과 개떡을 던져주셨다. 나는 그것을 먹으며 어떤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죽으란 법은 없구나!"
학봉종택 다과는 학봉선생댁 나무 일을 해주고 곧잘 얻어먹었던 별미였다. 학봉선생은 인품이 뛰어나셨지.
안동 식혜는 한여름 웃통을 벗고 밭을 갈굴 때면 뒷집 덕년이가 쪼로록 달려와 뜻 모를 눈빛을 보내며 한 사발씩 건네주었는데, 난 언제나 "원샷"을 하곤 했다. 그러면 덕년이는 언제나 중지로 내 옆구리를 찌르곤 했다. 옆구리가 무척 간지러웠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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