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보 2014.04.19 02:58
조회 수 2190 댓글 1

 

공항에서 리무진 버스를 타자마자 잠깐 졸고 났더니 서울 시내로 진입했다.

옆자리의 알마니가 말했다.

 

"어때? 처음 보는 서울은?

"왜? 자카르타랑 별다를 것도 없는데 뭐!'

 

호섭은 대뜸 그렇게 말했다. 목소리엔 어느 정도 날도 서 있었다.

호섭은 잠시후, 알마니의 슬픈 눈빛를 보고 나서야 사태를 짐작했다.

 

'아마도 이 친구는 내게 단지 처음 와본 서울이 어떤 느낌인지를 순수하게 물어을 뿐이리.'

'내가 살던 자카르타와 비교를 한다거나 해서, 자신이 살던 서울이 우위에 있다며 으시대려던 게 아니리.'

'매사에 수비적이고 피해망상적인 습관이 오늘도 한 건 했구나!'

 

이읔고 두 사람은 버스에서 내렸다.

그리고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울 삼매경에 빠져버린 것이다.

 

호섭이 말했다.

"어린 시절 살던 자카르타 변두리에 있던 언덕에서 곤두박질 레이스를 하는 기분인 걸!"

 

알마니도 말했다.

"정말이야! 이거 전반적으로 꽤나 번쩍번쩍한 걸, IMF 때와는 확실히 달라!"

 

서울의 마력에 혼을 빼앗긴 두 사람은 오줌보가 차오를만큼 차올랐다는 것도 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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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시성 2014.04.20 23:22

    더 펭귄즈의 후속곡 제목도 마침, '서울 삼매경'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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