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채호 2015.04.26 09:16
조회 수 269 댓글 2

옥상에 올라갔더니 하얗고 작은 마르티스 한 마리가

표독스러운 눈을 하고는 크게 짖어댔다.

당장이라도 물어 뜯을 기세라, 더는 접근하지 못하고 내려왔다.

크기에 비해 굉장한 기세였다.


예전부터 옥상에 관심이 참 많은 편이라서

슬그머니 구경 한 번 해보려고 갔던 건데 여의치 않았다.

이 정도라면 주인집 아주머니도 맘대로 접근하지는 못할 것 같다.


옥탑방 세입자는 개 한 마리를 참 잘 둔 셈이다.

개 때문에 옥상이 전용 마당이 되어 버렸다.

과연, 용맹하고 총명한 옥상개다.


좀도둑이 옥상에 널려있는 메이커 옷이나

안테나 따위를 뜯어가려고 접근했다가는

봉변을 당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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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운몽 2015.04.28 00:16

    저 역시 과거에 메이커 티셔츠를 도난 당한 적이 있습니다.

    '판치기' 자금 마련을 위해 집 안에 있는 물건을 무엇이든 내다파는 친구에게
    라코스테 피게셔츠를 구매 했는데, 남미에서 생산된 것이라서 그런지
    악어 모양이, 당시 한국에서 유통되던 라코스테와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덕분에 정품(비록 중고에, 남미에서 생산된 것이지만)을 구매하고도
    짝퉁 취급을 받아 적잖게 서글펐던 기억입니다.

    애타는 심정을 까보이듯, 목 뒤에 있는 상표를 까 뒤집어 보여도
    아이들은 남미에서 생산된 것은 인정해주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악어 모양이 조잡하고 앙상했기 때문이었지요.

    하지만 역시 좀도둑은 다르더군요.
    좀도둑은 빨래줄에 널어놓은 아디다스 짝퉁 추리닝과
    리바이스 짝퉁 면바지는 집어가지 않았지만
    라코스테는 정품인 것을 훌륭하게 식별하고는 집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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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삼관 2015.04.30 08:21
    도둑질을 하며 좀스럽게 인생을 사는 것보단, 피를 팔며 호탕하게 인생을 사는 것이 더욱 올바르며 도덕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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