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심 2014.03.07 23:52
조회 수 2626 댓글 1

지난 여름 장마철에 물이 새면서 벽에 생긴 얼룩이 아무리 봐도

카우보이 모자를 쓴 서양 노인의 얼굴 형상 같았고

그 노인의 눈은 독수리 만큼이나 매서웠다.


나는 카우보이 노인의 매서운 눈을 피해

보고도 못본척 생활하느라 여간 곤란하지가 않았다.

특히 자다가 깰때 노인의 눈과 마주치면 소스라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오늘 지혜와 결단을 내어 노인의 형상의 얼룩 위에 포스터를 하나 붙였다.

진작 이럴 것을 구개월 가량을 왜 참았을까.


새로 붙인 포스터는 고향 후배에게 선물 받았던

'알리나 막시멘코'라는 우크라이나의 체조 선수인데

(후배는 알리나의 광팬으로 포스터를 직접 제작할 정도이다.)


포스터는 독수리처럼 두 손을 뻗은 포즈를 취하고 있는데

본의 아니게도 이 여자 역시 눈매가 무척 매섭다.


그래도 카우보이 노인 만큼 아니니 견딜만 하다.


noo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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