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쵸 2015.04.21 03:44
조회 수 232 댓글 0

퀭퀑은 질척한 땅 밑에서 매우 통통한 지렁이를 발견했다. 지렁이는 꾸물꾸물 퀭퀑의 입술에서 춤을 추었다.

산쵸는 꾸물거리는 지렁이 몸통에 낚싯바늘을 꿰뚫으며 말했다.  "이 지렁이라면 괜찮습니다."

퀭퀑은 입 주위에 뭍은 진흙을 혀로 걷어내며 "네. 이 지렁이는 매우 통통합니다."라고 말했다.

산쵸는 연못 가장자리로 낚싯바늘을 던졌다. 지렁이는 펄펄 끓다 식어버린 납덩이처럼 움직임을 멈추었다. 산쵸는 아득한 바다 속 넘실거리는 해초 숲 사이, 기이한 노인의 피리 소리에 맞춰 짙은 녹색 항아리에서 춤을 추며 빠져나오는 코브라를 생각했다. 코브라는 피어오르는 연기처럼 몸통을 좌우로 흔들며 해초 숲 위를 지나 해수면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순간 산쵸는 낚싯줄이 팽팽해짐을 느꼈다. 코브라와 노인과 항아리는 "뻥"하고 터져버린 풍선처럼 산쵸의 머릿속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쏘가리다!. 쏘가리야!," 퀭퀑은 앞발을 허공에 내저으며 외쳤다. 산쵸는 있는 힘껏 낚싯대를 걷어 올렸다. 약 1미터 12센티미터. 갈색 뱀 무늬의 쏘가리가 고요한 호수를 어지럽히며 모습을 드러냈다. 산쵸는 "정말 크군요!." 라고 고함을 질렀다. 퀭퀑은 휘파람을 불며 합성고무 같은 자신의 흰 수염을 만지작거렸다. 산쵸는 태엽인형같이 비틀거리는 쏘가리의 아가미에서 낚싯바늘을 빼내었다. 그리고는 퀭퀑의 앞발 밑으로 쏘가리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퀭퀑씨. 먹으세요. 쏘가립니다." 퀭퀑은 "아니요. 이 쏘가리는 먹지 않을 겁니다." 라고 답했다. 산쵸는 어리둥절하며 "왜 먹지 않는 겁니까?. 쏘가리의 육질은 매우 쫀쫀하며 부드럽습니다. 게다가 이 쏘가리는 몹시 크다고요!."라고 소리 질렀다. 퀭퀑은 두 앞발로 입을 막고 두 뒷발을 이용해 제자리에서 빙그르르 한 바퀴 돌았다. 산쵸는 멈칫했다. 한 바퀴를 돈 후 제자리에 선 퀭퀑은 자신의 두 뒷발이 잘 있는지 점검하며 말했다.  "이 쏘가리는 먹지 않을 겁니다. 이 쏘가리는 로널드거북을 잡기 위한 미끼로 쓰일것입니다. 로널드거북은 750년을 살며 먹이로는 물방개를 애용합니다. 성격이 매우 까다로운 로널드거북은 평생을 홀로 지내다 생을 마감합니다. 전세계적으로 스물세 마리의 로널드거북이 존재하며 그들의 탄생과 죽음은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로널드거북은 짝짓기를하지 않는 거북으로 유명합니다. 그럼 그들은 어떻게 개체 수를 유지하는가? 에 대한 의문은 우리 사회의 커다란 미스터리입니다".    

 

산쵸는 머리를 긁적이며 "그런데 로널드거북을 잡아서 무엇을 할 생각이신가요?"라고 물었다. 퀭퀑은 "가죽을 벗겨서 북을 만들 겁니다. 로널드거북가죽으로 만든 북은 아주 훌륭합니다. 양철판 위에 별들이 통통 튀어 오르는 소리가 납니다." 라고 답했다. 산쵸는 "고양이 설명서"에서 퀭퀑이 북을 잘 친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산쵸는 "퀭퀑씨.  북을 잘 친다는 것이 사실입니까?"라고 물었다. 퀭퀑은 "사실 그대로입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북이 없어서 증명하기 힘들군요. 이참에 저와 같이 로널드거북을 잡으러 가는 것이 어떨까요. 그러신다면 저의 북 실력을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만." 산쵸는 "물론입니다. 어서 갑시다!" 라고 외쳤다. 퀭퀑은 눈을 가늘게 뜨며 조용히 속삭였다. "드디어 시작이군."  

 

산쵸 사이키델릭 오딧세이 #섯 번째 곡을 시작합니다.

 

 

 

Tom Jones - She's Lady
 
그녀는 당신이 그렇게 바래왔던 전부예요
그녀는 내가 자랑하고 싶고
저녁식사에 데리고 가고 싶은
그런 여인이랍니다.
 
그러나 그녀는 언제나
자신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를 알고 있지요
그녀는 우아함이 있고, 품위가 있어 보이며,
여하튼 그녀는 최고예요.
 
그녀는 멋진 숙녀랍니다.
오, 워우,워우, 그녀는 멋진 숙녀랍니다.
 
저 귀여운 숙녀로 말하자면
그녀는 바로 나의 여인이지요.
 
그래, 그녀는 절대 상대를 방해하지 않아요.
언제나 멋진 말만 골라서 하지요.
 
정말 축복받은 여인이지요.
난 그녀를 자유롭게 놔둘 수 있어요.
 
그녀는 홀로 있어도 괜찮다는걸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그녀는 흐트러짐이 없어요.
 
그래요. 그녀는 너무 많은걸 요구하지 않아요.
그리고 나도 그녀의 요구를 거절하지도 않구요.
 
언제나 그녀를 존경심을 가지고 대해 줍니다.
난 결코 그녀를 욕해본 적도 없지요.
그녀가 가지고 있는 것은 찾아내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난 그녀를 잃고 싶지 않아요.
 
가사출처 : http://blog.daum.net/jsyou1112/929
?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7 기타 키스케이프(Keyscape) file 동시성 2016.12.05 580
66 종교/철학 밍규르 린포체 내한 file 동시성 2016.11.03 115
65 음악 이승환 - 10억 광년의 우주, 화영연화 동시성 2016.05.23 487
64 영화 조다 악바르 file 동시성 2016.05.07 455
63 종교/철학 치유와 회복(HEALING AND RECOVERY) 2 file 동시성 2016.02.16 217
62 음악 재즈 신동, 안젤리나 조르단(Angelina Jordan) 동시성 2015.11.05 1243
61 영화 장선우 감독, 1990년작 <우묵배미의 사랑> 中 남박사 2015.10.12 226
60 음악 산쵸의 Psychedelic Odyssey #007 산쵸 2015.10.04 79
59 정치/사회 세월호 보상금과 관련된 괴소문 file 동시성 2015.09.26 171
58 정치/사회 바른음악협동조합 file 동시성 2015.09.23 270
57 종교/철학 까루 린포체 관정식 3 file 동시성 2015.09.20 736
56 영화 친일과 망각 구운몽 2015.09.10 9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