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채호 2017.01.02 19:06
조회 수 182 댓글 1


얼마전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마강석이가 새누리당 지지를 철회한 걸 보고
나는 깜짝 놀라 꼼장어를 쥔 젓가락을 떨어뜨릴 뻔 했다.

 

창원 출신인 강석이는 IMF가 터졌던 고교시절에도
마치 종교를 믿듯이 신한국당을 굳게 지지했으며
이후로도 한나라당, 새누리당을 계속해서 지지했으니
내가 알기로만 20년 동안 한 우물만 판 것이다.

 

그의 지역감정은 실로 투철하여, 
반장을 뽑을 때도 출신을 따졌는데
후보나 후보 부모 중에 영남 출신이 없을때는
기꺼이 기권표를 던졌다.

 

새누리(신한국, 한나라)당을 탈당한 사람들이 
중간 중간 만들었(다가 이내 없어진)던 비슷한 노선의 정당인 
이인제의 국민신당, 박근혜의 미래연합, 정문준의 국민통합21
이회창의 국민선진당 등에도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런 그도 ‘최순실 게이트’에 충격을 받았는지
새누리당 지지를 전격 철회한 것이다.

나는 물었다.

 

“그럼 이제 어떤 정당을 지지하는 거야?”

 

purun.jpg

 

“이재오의 늘푸른한국당을 지지할까 했는데,”
“너무 군소정당이라서 재미가 없고”
“국민의당은 호남당이라서 역시 꺼려지고”
“더민주당을 비판적 지지할까 생각중이야.”

 

“뭐라고? 천하의 마강석이가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그래. 더민주는 이번에 호남을 벗고 전국정당이 됐고”
“문제인은 좀 붉긴 하지만, 그래도 부산 사람이니까.”

 

나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20년이면 강석도 변하는구나!’ 되뇌이며 
집으로 갔던 게 바로 이주일 전 쯤이다.

그런 그를 다시 만났더니, 대뜸 이렇게 말했다.


“개보신당을 지지하기로 했어.”

 

“개보신당? 개혁보수신당 말이야?”
“민주당 지지는 벌써 철회 한거야?”

 

“그래. 아무리 그래도 한국에는 보수의 가치가 중요하지 않겠어?”
“아직도 이북에는 김정은이가 새빨갛게 눈을 뜨고 있잖아.”

 

“자네 역시나구먼."

"내 이럴줄 알고 말랭코프 선생님을 가져왔으니 잘 보라구!”

 

나는 김치찌개를 옆으로 밀고 
가방에서 말랭코프를 꺼내 올려놨다.
말랭코프 특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에헴!.. 나는 말랭코프 선생이다.”

 

malang.jpg

 

나는 말랭코프의 뒷통수에 동전을 몇 개 넣고 물었다.


“말랭코프 선생님, 현재 우리나라 주요 정당의 노선을 말해주세요.”


말랭코프는 언제 업그레이드가 되었는지
태블릿 PC 모양의 작은 액정화면을 폼나게 들고서는 말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친일 수구 독재 세력이 청산된 적이 없기 때문에”
“사회 전반이 상당히 우경화 되어있습니다.”

 

“일제의 입장에서는 윤봉길이 테러리스트인 것처럼”
“어버이연합 입장에서는 손학규 조차도 빨갱이인 것입니다.”
“이러한 상대주의적인 관점으로 정치적인 노선을 이해해서는 안됩니다.”

 

“빈라덴은 의도와 의식수준이 테러리즘에 기반하기 때문에 테러리스트인 것이고”
“윤봉길은 의도와 의식수준이 테러리즘이 아니기 때문에 테러리스트가 아닙니다.”

“이렇듯 상식적으고 보편적인 기준에 의해 정치적인 노선을 이해해야 합니다.”

“보편적인 기준에서 우리나라 정당의 노선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말랭코프가 들고 있는 태블릿 PC 모양의 액정에 컬라로 글자가 떴다.

(액정의 글자는 굵은 색 표시한다.)

 

[ 민중연합당 = 극좌 ] 

“민중연합당은 구 통진당 세력 등이 새롭게 만든 정당으로,"

"기본적으로 친북과 반미를 노선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극좌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노동당 = 좌익 ]

“노동당은 유럽식 복지와 사회민주주의를 내세우고 있지만,"

"사회주의적인 색깔이 강하기 때문에 좌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정의당 = 중도 좌익 (진보) ]

“정의당은 유럽식 복지와 사회민주주의 노선을 기본으로 해왔고"

"현실정치에 맞추어 부드러워졌기 때문에 중도 좌익이며 진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더불어민주당 = 중도 우익 또는 우익 (보수) ]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기본으로 하는 우익 보수 정당이지만"

"근 10년 사이 경제민주화를 주창하는 등 시대의 요구에 따른 진보적인 노선도 일부 받아들여"

"중도 우익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 국민의당 = 우익 (보수) ]

"국민의당은 낡은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계속해서 기회주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간당간당하지만, 아직까지는 우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개혁보수신당 = 극우 ]

“개혁보수신당은 4대강 개발이라는 개발 사기로 국가 예산을 파탄낸 MB 옹호 세력과"

"뉴라이트 친일 세력이 모여있기 때문에 자유민주주의를 해치는 극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새누리당 = 수구 ]

“새누리당은 박근혜 비호 세력과 냉전 수구 세력, 뉴라이트 친일 세력이 모였기 때문에"

"역시 자유민주주의를 해치고 있으며 수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상 말랭코프 선생님.”

 

말랭코프가 작동을 멈추려고 할 때, 마강석이 재빨리 물었다.


“말랭코프 선생! 민주당은 허구헌날 개혁과 진보를 외치는데 어째서 보수라는 거지요?”

 

말랭코프는 대답했다.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가 제대로 서지 않았기 때문에 개혁부터 먼저 이뤄져야 합니다."

"자유민주주의가 바로 서고 나면 그때서야 진짜 보수해야할 가치들이 생겨날 수 있겠지요."

"이상 말랭코프 선생님."

 

강석은 재차 물으려 했으나, 나는 강석을 제지했다.

 

“이봐! 말랭코프 선생님도 좀 쉬셔야 해.”

 

나는 말랭코프를 얼른 가방에 집어 넣었다.
때마침 추가 주문한 명태구이가 도착했으나 
강석은 명태구이는 거들떠 보지도 않으며 흥분해 말했다.

 

“말랭코픈지 무말랭인지 좀 다시 꺼내봐!”

“안보! 중대한 안보에 대해서도 따져봐야 한단 말야!”

 

“어허! 말랭코프 선생님도 쉬셔야 한다니까!”

 

대신 나는 핸드폰으로 근래에 봤던 안보문제를 이해하기 용이한 동영상을 하나를 틀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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