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농장 2015.06.18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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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학창시절 대표적인 별명은 주로 봉삼이었는데

일부는 뽕삼, 심지어는 홍삼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왜 이런 별명이 붙었나 하면 이름이 그 시발점인데

내 이름은 '소선규'로서 

소생 소(蘇)자에 베풀 선(宣)자에 별 규(奎)자를 쓰며

대한민국 초기의 야당 국회의원 이름과 정확히 같다.

 

그래서인지 어릴적 꿈은 정치가였다.

하지만 아이들은 익산의 영웅인 '소선규' 선생을 몰라보고

(마침 내 고향은 완주 상례읍으로 익산과의 경계에 있다.)

나를 '소새끼'라고 불렀다.

 

그러다가 헐리우드 좌파로 이름 높은 

팀 로빈스가 출연한 영화가 유행하고 난 뒤로는

나는 '쇼생크' 혹은 '탈출'이라고 불리워졌는데

 

내 얼굴이 흡사 '탈'처럼 못생겼다는 점을 들어

'탈춤'이라고 부르더니, 이내 '봉산 탈춤'으로 와전됐고

결국에는 '봉산'에서 '봉삼', 그리고 '뽕삼'과 '홍삼'이 된 것이다.

 

별명의 모든 계보를 보자면 다음과 같다.

 

       소 선 규  

       |          |

소새끼  쇼생크

      |           |

소세키   탈출

                  |

               탈춤

                  |

          봉산 탈춤

                  |

               봉산

                  |

               봉삼

              |       |

         뽕삼   홍삼

            |          |

까리뽕삼    정관장

                       |

                  enema

 

저중 가장 싫어했던 별명은 관장을 뜻하는 영단어인 enema였으며

가장 좋아했던 별명은 홍삼이었다.

말할 것도 없이 관장은 지저분한 반면,

홍삼은 몸에 좋을 뿐더러, 아무래도 긍정적인 약초이기 때문이다.

 

별명 덕을 봤는지 현재는 완주의 자랑인 '우석대학교'에서 눈이 맞은

홍삼 농장집 둘째 딸내미와 혼인하여, 그 집 데릴사위로서

완주 바로 오른편인 금산에서 홍삼 농장 경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비록 정치인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잘 풀렸다면 잘 풀린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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