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화 2017.09.04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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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상.jpg

 

 

“고통스럽습니다.” 내가 말했다.

“어디가 불편하신지요?” 외과의 닥터 장이 물었다.

 

“무지가 고통입니다. 저는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왜 이리 고통스러울까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자각이 슬쩍슬쩍 머리를 내밀곤했지만 무심코 지나쳐버리기 일쑤입니다. <아니, 뭔가 지나간 것 같은데.> 뒤 돌아 보면 그것은 이미 사라져버렸습니다. 왠지 모르게 아랫배 오른쪽 부분이 쿡쿡 쑤십니다. 억울하죠. 억울하겠죠. 새까만 석탄처럼 깜깜 어둠속에서 정처 없이 떠돌아다닙니다. 정말로 무지가 고통입니다. 여러분. 무지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하나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데 그게 그렇게 또 무섭게 보입니다. 하지만 노. 걱정 마세요. 기도를 하는 겁니다. 절실하게. '예수님. 저는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예수님. 도와주세요. 이게 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알려주세요. 예수님' KTX보다 빠른 신속정확 기도응답이 쏟아져 내립니다. 저는 광채를 받으며 무지에서 벗어나 실상을 접하게 됩니다.”

 

외과의는 살며시 의자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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