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2014.10.02 03:53

생면부지(요샛말로 '듣보'인)인 순봉 선생의 '구운몽'을 읽을 마음이란 실로 눈꼽만치도 없었으나,

이렇게까지 세게 나오시는 걸 보니, 읽고 싶은 마음이 고개를 쳐들기 시작합니다.

다만 여섯가지의 지침을 다 따르기가 힘들 것 같아, 절충안을 내어 봅니다.

첫째, 전국의 순봉 바위를 찾아다니는 것은 가능하나, 개인적으로 믿는 종교가 있어서 참배만은 좀 그렇습니다.

참배 대신 가벼문 묵념으로 대체하면 안될런지요?


둘째, 정성을 보이는 것은 가능하나, 개인적으로 믿는 종교가 있어서 주류를 사서 드리긴 좀 그렇습니다.

주류 대신 한과세트라든지 육포세트 같은 걸로 대체하면 안될런지요?


셋째, 작품 열람시 목욕재개하는 것은 가능하나, 개인적으로 믿는 종교가 있어서 향을 피우는 것은 좀 그렇습니다.

전통향 대신에 아로마 오일이나 유향, 몰약 등으로 대체하면 안될런지요?


넷째, 육식과 육욕을 금하는 것은 가능하나 맑은 정신은 의도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좀 그렇습니다.

다만 바른 자세는 어떻게든 유지해보려고 노력하겠습니다.


다섯째, 감상문을 쓰는 것은 가능하나 글씨가 워낙 악필이라 좀 그렇습니다.

비슷한 분량인 B5 용지 7장 출력분으로 대체하면 안될런지요?


여섯째, 작품에 대한 내용을 일체 발설치 않는 것은 가능하며, 더욱이 와이프도 없습니다만,

잠꼬대가 상당히 심한 편입니다. 자신도 모르게 잠꼬대로 조금 발설하는 것은 봐주시면 안될런지요?

개인적인 종교 문제와 개인적인 결함 문제로 어쩔 수 없이 드리는 절충안이니

넓은 마음으로 받아주시고, 부디 순봉 선생의 '구운몽'의 허가해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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