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쵸 2013.07.25 05:41
조회 수 2243 댓글 3

내가 살았던 마을에는 풍차가 참 많다. 마드리드에서 출발해 뚤레도를 지나면 이 싼쵸의 그리운 고향 "라만차"가 등장한다. 비록 고된 노동과 사나운 채찍질의 기억이 머리 한 켠에 머물며 이 싼쵸를 물끄러미 응시하고 있지만, 아름다운 올가의 미소와 2년의 한 번씩 먹어볼 수 있는 빠에야의 단맛이 그리운 고향 "라만차"를 생각나게 한다.

 

이 싼쵸는 음악을 참 좋아한다. 돌무더기를 등에 지고 햇빛이 빤딱 빤딱한 언덕을 오르며 듣는 음악은 모든 시름을 잊게 해주는 마법과도 같다.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 세 가지나 있다. 하나는 7년 전에 3,000페세타를 주고 구매한 코원사의 MP3플레이어와 아이리버 이어폰이고, 두 번째는 눈부시게 아름답고 천사처럼 상냥하며 100% 오리털 이불보다 마음이 따뜻한 올가 파블로브나.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제페토 할아버지가 물려준 밤하늘을 수놓은 별만큼의 음악 MP3이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살아생전엔 나를 무척이나 귀여워하셨다. 제페토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직전 이 싼쵸에게 "너에게 물려준 MP3는 소리바다나 냅스터 따위에서 받을 수 있는 보통의 흔한 MP3파일이 아니란다. 그것은 세상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로, 감동, 나아가서 사랑의 기쁨을 내려줄 수 있는 신의 선물인 게야. 나는 이미 요단 강에 한쪽 발을 담그고 있으니 네가 내 뜻을 이어 사람들에게 신의 선물을 나누어 주어라." 라고 말씀하시며 요단 강을 건너셨다.   

 

내가 이렇게 뱀이 허물을 벗듯 주절주절 내뱉는 까닭이 조금은 이해가 될 것이다. 무식한 빈농의 자식이 음악을 논한다고 노여워하지 마시고 아무쪼록 지체 높으신 분들의 넓은 아량과 베품으로 눈감아 주시기 바라며...

 

싼쵸의  사이키델릭 오딧세이  #첫 번째 곡을 시작한다. 

 

1966년 album "Revolver"

The Beatles - Tomorrow Never Kno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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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레논은 자신의 목소리가 산 위에서 들려오는 티베트 승려들의 불경 소리 같이 들리도록 의도했다고 한다. 무척 감각적이며 마음 깊은 곳에서 깊은 떨림이 느껴진다. 사이키델릭 록의 시작은 비틀즈 라고 생각한다. 이 정도의 뉴웨이브와 환각적인 느낌은 지금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다. 노래에서 쓰이는 음의 색감은 다채롭고 화려하며 밀도가 진하면서 넓게 퍼진다. 고조시키는 비트의 반복적인 드럼은 듣는이를 내면으로 몰아넣고 집중시키며 불규칙한 멜로디와 끊기는 듯한 소리의 편집, 생소한 악기 소리, 생경한 효과음들은 주문을 외는 듯한 보컬과 분별 되면서도 합쳐져 듣는이에게 자연스럽고 몰입되게 빨려 들어간다.

 

이 싼쵸는 스페인어 밖에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가사 해석의 형편이 좋지 않습니다.

 

Turn off your mind, relax and float down stream,

마음을 끄고 힘을 빼고 흐름을 띄어봐

It is not dying, it is not dying
죽어가고 있는 것이 아니야.

 

Lay down al thoughts, surrender to the void,

모든 생각을 내려놓고 공허에 내어줘.

It is shining, it is shining.
빛이 나고 있어.

 

Yet you may see the meaning of within

그 의미를 볼 수 있을 거야.

It is being, it is being

그것은 있어. 존재해


Love is all and love is everyone

사랑은 모든 것이야. 모든 이들은 사랑이야.

It is knowing, it is knowing

그것은 깨달음


And ignorance and hate mourn the dead

그리고 무지와 증오는 죽음을 한탄하겠지.

It is believing, it is believing

그렇게 믿고 있어.


But listen to the colour of your dreams

하지만 네 꿈의 색을 들어봐.

It is not leaving, it is not leaving

그것은 떠나지 않아.


or play the game "Existence" to the end
혹은 끝까지 존재의 게임에서 놀던지

Of the beginning, of the beginning

시작으로. 처음으로

 

Commen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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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킨스 2013.07.25 05:55
    끝내주는 싸운드로군... 내면의 승려가 나와버렷
  • ?
    꾀돌이 2013.07.26 07:33
    지킨스 박사님. 떠나기 전에 꼭 만나요.
  • profile
    동시성 2013.07.26 20:22

    에스파냐 촌 것들은 투우나 보며 라쿠라라차나 듣는줄 알았는데 의외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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