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쵸 2013.10.0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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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 파블로브나가 떠난 후 싼쵸의 세계는 빛을 잃었다. 귀리 죽이라면 곤장을 맞으면서도 먹을 수 있었던 싼쵸였으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땡볕 아래 군말 없이 돌밭을 일구던 싼쵸였으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싼쵸는 깜빡거리는 오른쪽 눈을 비비며 문득 결심했다. "그래!  안달루시아로 올가를 찾으러 가자! 하지만 그전에 할 일이 있어!" 싼쵸는 두리번거리며 허공을 휘저어 본다. 공기가 예전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오밀조밀하게 밀도가 높아지고 피부에 달라붙는 것 같다. 신경이 곤두섰으나 기분이 나쁜 것은 아니다. 싼쵸는 흡족한 마음으로 보자기에 짐을 꾸린다. 물론 짐이라고 할건 없다. MP3와 이어폰. 제페토 할아버지가 주신 펜던트. 그리고 몰래몰래 주어 모았던 올가의 머리카락과 손톱 자른 것들을 모은 작은 유리병. 이것이 전부다. 싼쵸는 밤이 오기를 차분히 기다렸다. 이따금 휘파람도 불었다.

 

못된 프랑코는 쿨쿨 소리를 내며 자고 있었다. 낡은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흘러나올 때 나오는 소리 같다. 싼쵸는 살며시 못된 프랑코 앞에 섰다. 싼쵸는 못된 프랑코의 큼지막한 코를 주먹으로 한 방 먹이고선 외쳤다. "이건 이 싼쵸의 몫이다!" 연이어 못된 프랑코의 기름진 머리에 꿀밤을 먹이고선 외쳤다. "이건 제페토 할아버지의 몫이다!" 마지막으로 못된 프랑코의 여드름투성이의 얼굴을 온 힘을 다해 갈겼다. "이건 올가 파블로브나의 몫이다!"

 

싼쵸는 정신없이 내달렸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두운 숲 속이었다. 저만치 뒤에서는 사나운 개짖는 소리가 아득히 들려오고 앞은 너무 깜깜했다. 한걸음도 움질일 수 없었다. 순간 싼쵸의 보자기에서 이상한 빛이 새어 나왔다. 보자기를 조심스레 열어보니 제페토 할아버지가 준 펜던트가 흰 장밋빛을 내뿜으며 강렬하게 빛나고 있었다. 싼쵸는 펜던트를 손에 들고 험난한 숲길을 밝히며 깜깜한 숲 속을 무사히 빠져나왔다. 산골짜기를 가까스로 넘어가니 그리 크지 않은 강이 싼쵸의 길을 막았다. 크지는 않았지만, 물살이 너무 거세 건너갈 수 없었다. 개짖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싼쵸는 잠시 어지러움과 구토감을 느꼈다. 그때 달의 여신이 물살을 멈추어 주었다. 싼쵸는 마음속으로 달의 여신에게 감사의 기도를 드리며 손쉽게 강을 건넜다. 강을 건너자 또다시 깊은 산 속이 이어졌다. 싼쵸는 무작정 앞을 향해 걸어나갔다.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점점 어둠이 걷히고 태양이 나뭇잎 사이로 슬쩍슬쩍 혀를 내민다. 싼쵸는 어느새 빛이 사라져버린 펜던트를 다시 보자기에 넣으면서 중얼거렸다 "제페토 할아버지! 고마워요!" 싼쵸는 긴장된 목으로 주위를 살펴보기 위해 고개를 약간 드는 순간 깜짝 놀랐다.  백미터는 훌쩍 넘긴 커다란 떡갈나무가 싼쵸의 시야를 가렸다. 싼쵸는 자신도 모르게 입이 떡 벌어지는 것을 느끼며 가까이 다가갔다. 장대한 세월을 지내온 나무 몸통에는 조그마한 문이 나 있었다. 문고리가 희미하게 반짝거리는 것 같다. 싼쵸는 자신도 모르게 문고리를 돌렸다.

 

순간 싼쵸는 이 세계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무척 드물게 동네 뒷산인 천마산을 오를 때면 문득문득 오래전 일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전 등산을 즐기지 않습니다. 물론 산을 좋아하긴 하지만 등산은 싫어합니다. 왜냐하면, 힘드니까요!

 

싼쵸사이키델릭 오딧세이 #세 번째 곡을 시작합니다.

 

1967년 Album "Forever Changes"

LOVE - ALONE  AGAIN 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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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se 1:
Yeah, said it's all right
그래. 괜찮아.
I won't forget
나는 잊지 않을 거야.
All the times I've waited patiently for you
나는 너를 위해 모든 시간을 끈기 있게 기다렸어
And you'll do just what you choose to do
그리고 너는 단지 무엇을 할지 선택할 거야.
And I will be alone again tonight my dear
만약 그리하면 나는 오늘 밤 또다시 홀로 있을 거야. 내 사랑.

 

Verse 2:
Yeah, I heard a funny thing
그래. 난 재미있는 말을 들었어.
Somebody said to me
누군가 내게 말했지.
You know that I could be in love with almost everyone
너는 알겠지. 내가 거의 모든 사람들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I think that people are

The greatest fun
나는 사람들이 그러는 것이 퍽 위대한 재미라고 생각해.
And I will be alone again tonight my dear
만약 그리하면 나는 오늘 밤 또다시 홀로 있을 거야. 내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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