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킨스 2013.07.27 04:16
조회 수 2187 댓글 2

이번 7월 한달간 미국의 최대 온라인 게임 유통업체인 

밸브사의 스팀 서비스는 무지막지한 세일을 시작했다.

현재 팔이 부러진채로 패잔병처럼 삼복더위와 씨름하며 투병 생활을 하고 있던 지킨스는

이 기회를 통해 굳은 오른손의 재활도 할겸 간단히 즐길수 있는 인디게임에 손을 대보기로 마음먹었으며

몇몇 새롭고 충격적인 경험을 하여 이를 리뷰하고자 한다.

 

한때 게임계는 콘솔 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컴퓨터 그래픽카드의 기술 혁신을 필두로 

헐리우드 블락버스터를 능가하는 제작비를 투입하여

거대한 스케일의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유행이였지만

최근 몇년동안 모바일 게임시장이 확대되고 마인크래프트, 앵그리버드와 같은 소규모 스튜디오 

게임들이 글로벌하게 히트를 치기 시작하면서 인디게임씬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았고

현재에 이르러 게임산업은 한때 잘나가던 영화계나 음악 또는 출판계처럼 거대한 자금이 활발히 움직이는 메인스트림과

아방가르드한 신인 아티스트들이 꾸준히 소개될수 있는 인디씬이 공존할수 있는 이상적인 산업이 되었다. (국내와 무관)

 

title.jpg

 

- 그 중 인디게임을 유저들에게 가장 앞장서서 소개하고 있는 밸브라는 기업은

그린라이트라는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가 무료로 게임을 즐기고 투표를 통해

퍼블리싱 소비자들이 스스로 할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이 타이틀화면을 분석하자면,

인류문명의 척도인 달과 남녀 주인공이 안정적인 삼각구도를 이루고 있으며 끝없이 펼쳐진 밤하늘의 별들이 그들을 둘러싸고 있다.

크게 본다면 그다지 특별할게 하나도 없는 진부한 삼류멜로적 이미지이지만 디테일에 예민한 사람이라면 위화감을 느낄수데

그 이유를 말하자면 달과 은하수는 마치 맥북의 배경화면에 쓰일만큼 사실적인 묘사를 하고 있으며

히어로와 히로인의 디자인은 시대에 뒤떨어진 일본식 셀에니메이션적 디자인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작가가 일본식 도트류의 디자인을 통해 사용자의 노스탤지아를 건드려 정서적 몰입을 이끌어냄과 동시에

현대적인 SF 소재를 그속에 녹아들게 하겠다는  필사적인 의지가 내포되어있는 아주 강력하고도 도전적인 이미지인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

과거 닌텐도 스타일의 전형적인 일본 RPG 스타일의 배경이 펼쳐지며

두 젊은 과학자가 등장하며 기계장치를 통해 늙은 할배의 기억을 조작하려한다.

또 손노리 게임이나 울티마에서나 볼법한 고전적인 양키 개그가 게임 곳곳에 들어가 있고

굳이 한줄로 말하자면 토탈리콜,이터널선샤인 같은 SF 소재에 일본식 멜로를 녹아내린 작품이랄까?

새로울것은 없지만 두남녀의 스토리를 역추적하는 과정은 끝까지 이어가기에 충분히 궁금하고

도중에 나오는 퍼즐은 걸리적거리지만 은근히 중독성도 있어서 꽤나 밸런스를 잘갖춘 게임이였다.

거기에 코드가 만약 잘 맞는다면 한동안 멍때리며 타이틀곡을 반복해서 듣는 정신적 쇼크를 기대할수 있다.

 

패키지의 구성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9달러 정도이며 2시간 분량의 스토리를 갖고 있다.

이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32트랙이 담겨있는 오리지널 스코어가 동봉된다는 것인데

그 곡들중 킬러타이틀 세곡 정도는 사쿠라가 흩날리는 철도역의 기차가 떠오를 정도로 

일본 멜로 영화의 메인으로 사용되어도 좋을만큼 감미롭기 그지 없다.

 

혹시 인생의 2시간을 낭비할 계획에 1만원 가량을 투자할수 있다면 이 게임은 그래도

본인 생각에 광해나 7번방의 기적보다는 그리 나쁘지 않은 딜이 될것이다.

Comment '2'
  • ?
    꾀돌이 2013.07.27 05:24
    파이널판타지7에서 클라우드랑 티파가 고향에서 함께 밤하늘을 구경하는 장면하고 약간 비슷하다.
  • profile
    동시성 2013.07.28 01:51

    이런 서구 인디 게임 회사에서 만드는 참신한 인디 게임에, 특히 RPG 게임에 관심이 참으로 많았으나
    거의 대부분 한글 번역이 안되어 있어 지방 실업계 출신인 나로서는 손도 못되고 있어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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