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민 2013.09.17 15:30
조회 수 4660 댓글 3

하나는 그러니까... 기억이 안난다. 왜 기억이 안나지?

망할놈의 정말로 조발성 치매인가? 정말 요즘엔 돌아서기만 하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펜촉을 쓰다가 어디다 놓았는지도 기억이 안난다니까. 진짜여.

아버지를 위한 노래 전에 봤던 영화가 뭐였지? 술을 먹으며 봐서 그런가?

잠깐 기둘려봐. 음... 한국영화는 아니였어.

아. 트랜스였다. 대니보일의 새 영화라서 봤던 거였어.

 

좋아. 그럼 리뷰를 써보자.

트랜스는 그러니까... 뭔 내용이었지?

왠 미치광이의 내용이었어.

바다속에 풍덩 빠지는... 대니보일은 앞의 영화와 비교했을때 굉장히 배운게 많은 사람이여.

 

시나리오를 다루는 관점도 그렇고,

아버지를 위한... 은 명대사를 줄줄 만들어 내기 위해 태어난 듯한 주인공과 카메라를 환상적으로 유지시키는 뮤직비디오같은 느낌을 주긴 하지만, 인간이 잘 만들어 가랑비에 옷깃이 젖는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 요번 대니 보일 영화는 '진실은 이것이다!' 라는 주제를 가지고 밀어 넣는 느낌이랄까... 심리학책을 약간 읽어본 나로써도 너무 학문적이지도 않고 너무 대중적이지도 않은 얄팍하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어. 주제가 사랑이지도 않고 뭐랄까 좀 미치광이를 대중적인 관점에서 형식적으로 만들어낸 여타 영화들 안에서 좀 더 지식인의 느낌이 전해 진달까... 이놈은 히치콕이 표현한 것들을 이제 현대적인 다른 식으로 해석하려 하는 것일까라는 느낌일까?

 

하지만 역시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감을 늦출순 없었어. 생각해 보니 아무튼 좀 더 나아가면 더 대단한 작품이 나올것 같다.

 

아버지를 위한 노래는 정직하다고 느꼈어.

보면서 내가 영화에 나오는 명대사를 A4지 한장 정도 받아 적기도 했고, 041형에게 전화도 하고, 시인과 광고 감독이 합작해서 만든 기나긴 뮤직비디오 같았어.

그래서 계속 띄엄 띄엄 화장실도 왔다갔다 해도 읽히는 내용상엔 아무런 지장이 없었어.

이건 영환지 뭔지... 등장인물도 들쭉날쭉... 그래도 영화는 계속 이어져.

그래도 굉장히 감동스러워.

마지막의 나치장면은 굉장히 감동적이야.

언젠가 그림의 한장면으로 써먹으려고 장면 장면 아주 많이 캡처도 해놨어.

 

그에 비교해 트랜스는 뭔가 인간미가 떨어진달까... 그림의 대작을 놔두고 영화안에서도 그것과 똑같은 시도를 하고 앉아 있다니. '이건 영화적 시도가 아니라 화가에 대한 모함이야.' 라고 마음 속으로 얘기했지.

하지만 알 수 없다.

대니 보일의 여러 영화들을 보아왔고 좋은 작품들이 많이 있어 왔으니, 어느 정도 실험을 감행했던 걸까?

아무리 원작이 있었다고 해도... 음...

 

아무튼 나의 평점은 트랜스 3.45점, 아버지를 위한 노래 4.48점 정도임. 물론 10점 만점.

Commen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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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시성 2013.09.17 20:42

    * 10점 만점에 4.48점이면 무지하게 인색한 평가 아니냐? 잘쳐줘도 수우미양가 중에 양에 해당하는 것이라구!

    * 041이 어디 지역번호일까 찾아보니까 충청남도의 지역번호더라. 041형이 충남 사람은 아니겠지?

  • ?
    세상은 저지경 2013.09.17 22:25
    아냐 내겐 산에서 일곱아이들과 도래미파노래 부르는 수녀이야기 거 뭐냐? 사운드오브뮤직도 간신히 8점대를 넘길 정도라구~ 공사원형 어디 지역인지 얼핏 들었던것 같은데 기억이 안나네 우연이라면 대단하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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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꾀돌이 2013.09.18 02:08
    대니 보일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트랜스는 꽤 망작. 반전의 반전을 간판으로 내놓은 잘 짜인 범죄 액션 스릴러의 묘미와 대니 보일 특유의 영상미와 편집, 영화를 관통하는 초현실적인 효과들을 통해 색다른 경험을 선보이겠다는 노력과 의도가 느껴지지만, 꽤 진부하며 흥미가 떨어진다. 초,중반까지는 액션 스릴러의 재미를 가지고 영화를 흥미 있게 이끌지만 무리한 초현실적인 효과들을 강제로 끼워 넣는듯한 연출로 인하여 그 흥미가 반감된다. 진부한 표현으로 두 마리의 토끼를 전부 놓치게 된 셈. 범죄 액션 스릴러의 핵심인 후반부의 마무리 또한 미지근하며 통쾌하지 못하다. 이런 류의 가벼운(?) 다른 영화들과는 다르게 감독 자신의 어떤 예술적 의도를 표현하겠다는 속셈이 엿보이나 영화 속에서 매끄럽게 표현되지 않고 그 의도 또한 명확하지 않다. 혹은 처음부터 그러한 의도는 없었을런지도 모른다. 애초에 영화 설정이나 주제에서 깊이가 없다는 것이 실패에 이유라고 생각된다. 물론 제임스 맥어보이와 뱅상 카셀의 연기는 수준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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