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성 2018.04.0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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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만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나는 얼마전에 다쳤다.

불이 꺼져있는 빌라의 계단에서 술에 취해 계단을 헛딛었는지

반지하 계단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손가락 하나가 조금 아플 뿐, 머리나 팔이나 다리는 멀쩡하나

코뼈가 부러지고, 입술이 찢어지고, 앞니가 두 개 깨지고, 턱이 조금 찢어졌으니

얼굴로 떨어진 것이다.

 

술에 취한 인사불성의 상태였는지,

팔로 막는 반사동작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큰 부상을 당했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돌이켜보니, 계단에서 얼굴로 떨어진 것 치고는

굉장히 조금 다쳤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어쨌거나 입원도 20일간이나 하고

상처를 꿰멘 자리에 턱의 염증 때문에

퇴원 후에도 술을 마시지 않았다.

한달 이상을 술을 마시지 않은 것이다.

 

술을 한달 이상 안 마신 것은 (구류 상태가 있던 2004년을 제외하고)

아마도 대략 20년 만에 처음이다.

 

나는 고등학교 2학년때부터 주말마다 술을 마시기 시작하여

성인이 되고 20대 초반 때는 거의 매일 마시기 일수였고

20대 중후반이 되고서야 환경이 안정되어, 매일 마시는 것은 삼갔지만

아무튼 꾸준히 자주 마셔왔다.

 

이제야 술이 없이도 사람이 살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술과 담배의 속박 없이, 자유롭고 정신을 명료하게 생활해야지 다짐하게 되었다.

 

그와 더불어 어떤 음식이나 고기에 대한 지나친 집착도 내려놓아야 겠다.

알게 모르게 나를 속박하고 있던 것들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물론 술과 고기를 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거나, 적어도 정신을 잃어버릴 만큼 취하지는 않아야겠다.

다친 것은 부정적인 습을 끊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제 곧 이화동 ‘샹그릴라’를 떠나 이사를 한다.

새 집의 이름은 아마도 ‘샴발라’이다.

 

그곳에서 모든 중독과 속박에서 벗어나서

맑게 정신을 차리고, 쓰려고 했었던 글들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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