괸뽀남 2017.08.29 02:07
조회 수 132 댓글 6

무더운 7월과 8월을 샤스 두 벌로 버텼다.

덕분에 빨래가 마르기 전에는 외출을 할 수 없었다.

뭐 외출이라 해봤자, 요 앞의 슈퍼에서 라면이나 당면 따위를 사는 게 다였다.

 

물론 집에 있을때는 난닝구만 입고 지냈다.

냉풍기 한 대가 있는데, 냉매는 진작에 잃어 버렸다.

2006년도 제품이라 왠만한 선풍기 보다 훨씬 덮다.

 

9월이 되면 즐겨입는 쉐타 한 벌이 있다.

양 팔 끝이 떨어져 구멍이 났지만, 엄지 손가락을 끼우면 마음이 안정된다.

 

10월이 되면 초록색의 카바가 한 벌 있다.

꿀벌이 그려진 제품으로, 몹시 쭈글쭈글하지만 버리긴 아깝다.

 

11월에는 주로 마이를 입는데, 교복으로 입었던 것이지만 색이 고와 입을 만하다.

잠바도 하나 있긴 하지만, 분홍색이라서 밤에만 몰래 입는다.

12월에서 2월 까지는 오바를 입는다.

20세기에 구입했던 것이지만 아직 멀쩡하다.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추운 날에는

오바 대신 돋바를 입는데, 라피도라는 브랜드의 돋바인데

이재용이 구속된 이후로는 왠지 입기가 꺼려진다.

 

라피도는 삼성물산 에스에스패션의 브랜드로

90년대에 잠깐 판매되다가 21세기 들어 시장에서 사장되었다.

요즘도 중국에서는 판매되고 있지만 로고 디자인이 다르다.

 

3월이 되면 다시 마이와 잠바를 입는다.

4월에는 카바와 잠바를, 5월과 6월에는 쉐타를.

그러면 다시 여름이 온다.

 

내년 여름에는 새 샤쓰를 살 것이다.

일만원, 혹은 이만원이 넘는 고급 샤쓰를 사서

기필코 호이미에게 잘나 보일 것이다.

 

(아랫도리 사정은 다음에!)

Comment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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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심 2017.08.29 02:14
    윗도리는 몰라도, 아랫도리 사정 따윈 듣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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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괸뽀남 2017.08.29 02:22
    그렇다면 더욱 서둘러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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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심 2017.08.29 02:26
    발냄새에 탁월한 청우식품에서 나온 계피분말 남은 걸 좀 줄테니까
    안 써줄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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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괸뽀남 2017.08.29 02:29
    콜! (오랜만에 계피라면을 먹어야지!)
  • ?
    스파타커스 2017.08.29 03:24
    너가 호이미를 어떻게 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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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괸뽀남 2017.08.29 04:21

    호이미랑 저는 철부지 시절 'L'Arc-en-Ciel'이란 뽕짝 니뽄 밴드 팬클럽에서 만나 잠시 썸을 탔습니다.

?